레 미제라블 _ 빅토르 위고
"자베르가 무시무시하기는 했지만, 그에게 비열한 점은 전혀 없었다..
자베르는.. 연민을 자아낼만큼 불쌍한 사람이었다."
경감 자베르는 억울하다!!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은 선한 주인공으로, 자베르는 악역의 대명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작을 읽다보면 자베르에 대한 이런 선입견이 걷힌다. 오히려 그를 '순수한 양심을 가진 원칙주의자'로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는 자베르를 '불쌍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의미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베르에 대한 애정까지 느껴진다.
혹시라도 차제에 영화든 뮤지컬이든 <레 미제라블>을 접하게 되면, 자베르의 입장에서 감상해보시길.
아래는 '자베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둘.
왼쪽은 귀스타브 브리옹(Gustave Brion, 1824~1877)이 그린 원작 삽화, 오른쪽은 톰 후퍼(Tom Hooper, 1972~)가 감독한 2012년 영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에서 러셀 크로우(Russell Crowe, 1964~)가 연기한 자베르.
많은 <레 미제라블> 등장인물의 말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미리엘 주교의 설교(?)였다. 은식기를 훔쳤다 잡혀온 죄수 장 발장에게 은촛대까지 쥐어주며 용서한 그 신부 맞다.
"우리 모두, 도둑들이나 살인자들을 두려워하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합시다. 그것은 모두 외부의 위험, 즉 작은 위험들이오. 우리들 자신을 두려워하고 경계합시다. 각종 선입견들, 그것이 도둑들이오. 각종 못된 버릇, 그것이 살인자들이오. 큰 위험들은 우리 내부에 있소. 우리의 목숨이나 돈주머니를 노리는 것들이 뭐 그리 대단한가! 우리의 영혼을 노리고 있는 것을 조심합시다."
뮤지컬에서 미리엘 주교 역할은 이전 시즌 장 발장을 맡았던 배우가 맡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이 전통은 톰 후퍼의 영화에도 이어졌는데, 영화에서 미리엘 주교는 1985년 초연된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장 발장 역을 맡았던 콤 윌킨슨(Colm Wilkinson, 1944~)이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