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1 하얼빈 _ 김훈 말하는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1941~1909)를 쏜 안중근(安重根, 1879~1910)이 그랬(다고 설명한)다. 사람의 말이란, 그런 것이다. 물론, 자기가 뱉은 말조차 부정하는 자도 있다. 이토를 죽여야 한다면 그 죽임의 목적은 살殺에 있지 않고, 이토의 작동을 멈추게 하려는 까닭을 말하려는 것에 있는데, 살하지 않고 말을 한다면 세상은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고, 세상에 들리게 말을 하려면 살하고 나서 말하는 수밖에 없을 터인데, 말은 혼자서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 이세상에 대고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일진대, 그렇게 살하고 나서 말했다 해서 말하려는 바가 이토의 세상에 들릴 것인지는 알기가 어려웠다. 안중근이 독실한 천주교인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다. 이.. 2023. 12.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