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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곡 이야기

예수님은 누구신가

by 화곡동도깨비 2023. 11. 2.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가장 잘 표현한 찬송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예수님은 누구신가>를 떠올릴 것입니다.
찬송가 96장에는 이 찬송의 작사자가 '민로아'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프레드릭 밀러(F.S.Miller: 1866~1937) 선교사의 조선식 이름입니다. 이 찬송은 1905년에 밀러 선교사가 영국의 조셉 하트(Josheph Hart: 1712~1768) 목사의 찬송시를 번역한 것입니다.

밀러 선교사는 1892년부터 45년 동안 조선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신 분입니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1908년에 직접 설립한 청남초등학교는 지금도 청주에 남아있습니다.

청남초등학교 학교연혁  https://school.cbe.go.kr/chnam-e/M010204/

 
밀러 선교사가 주권조차 없던 이 나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예수님은 누구신가'에 대한 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혹시 유튜브에서 <예수님은 누구신가 작곡 배경>이란 동영상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밀러 선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구성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내용은 허구입니다.

▶밀러 선교사의 찬송 “예수님은 누구신가” 배경은 각색된 허구  https://cemk.org/20689/
 

사람만 바라보는 일부 설교자들처럼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거짓을 섞는 세태가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신앙은 '얼마나 감동적인가'를 다투는 싸움이 아닙니다.

 

이 곡은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다양하게 편곡되었는데, 김명선의 버전에서는 브릿지 부분에 아래 가사를 추가했습니다.

예수로 살겠네 그의 뜻 이루리 예수가 계신 곳 가리라
공의를 행하며 사랑을 전하리 겸손히 주님과 행하리
 
이 가사는 미가서 6장 8절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예수님은 이런 분이야'에서 그치지 않고 '이렇게 예수님을 닮아가겠다'까지 이어지는 이 고백이, 밀러 선교사에게 커다란 사랑의 빚을 진 한국 교회에 지금 가장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