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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고 생각32

아마존 웨이 _ 존 로스만 아~주 오래 전, 한~참 선배셨던 모 팀장님 말씀. "나 때 일 잘하는 사람은 손글씨 잘 쓰는 사람이었어. 얼마 후엔 타자 잘 치는 사람이었고. 너희 땐 파워포인트 잘 다루는 사람일거야." 애증의 파워포인트. 뭐든 마찬가지지만,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아마존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회피하고 대신에 산문체의 서면 보고서를 선호하는 것은 깊이 파고드는 조직을 만드는 강제함수에 대한 아주 좋은 사례다.. 산문체의 글은 작성자가 명확성, 우선순위, 책무성을 명확히 드러내게 만들고,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이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해준다. 반대로, 단순화된 회의의 대명사 파워포인트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면 조직과 의사결정 과정의 수준이 동반으로 크게 하락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24. 1. 16.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_ 제프리 삭스 '7가지 세계화'를 기준으로 인류의 역사를 구분하여 설명하는데, (특히 초반은)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1937~)의 나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의 에서만큼의 깊이를 느끼긴 어렵다. 두 작품을 먼저 읽어서였을 수도 있고, 그저 이 책의 두께가 얇아서일 수도 있다. 구대륙에서 넘어간 (가축이 유발한) 전염병 때문에 신대륙 인구의 90% 가량이 감소했다는 이야기는 여기서도 다뤄지는데, 이 책에서는 그 이후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16세기 유럽의 소빙하기가 발생한 원인을 이렇게 해석한다. 결국 작금의 지구온난화와 정반대의 상황. (전염병으로 인한) 급격한 대량의 인구 감소로 농지가 줄어듦 → 숲을 포함한, 식물들이 덮은 땅 증가 → 대기 중 이산화탄소 .. 2024. 1. 15.
1만 1천 권의 조선 _ 김인숙 우리나라에 대해 (아주 일부라도) 적은 서양 고서들을 정리해 쓴 산문. 서양인들이 '동쪽 끝 미지의 나라'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수많은 오해와 거짓, 그리고 욕망과 침탈. 아래는 '모든 것이 반대인 나라'를 사랑한 로제타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 여사의 편지 일부. 여사의 편지 이후 130여 년만에, 방향을 말하는 순서(동서남북)만 남겨놓고, 우리나라는 몽땅 여사의 원래 나라와 같아졌다. 이 나라는 모든 것이 서양과 반대인 것 같아요. 길에서 사람과 마주치면 우리는 오른편으로 비켜서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왼편으로 비켜서요. 우리는 상대방 사람의 손을 잡고 악수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자기 손을 맞잡고 인사한답니다. 우리는 장례식 때 검은색 모.. 2024. 1. 13.
1417년, 근대의 탄생 _ 스티븐 그린블랫 말장난 같은 직업, '책 사냥꾼'이라는 소재를 아주 흥미롭게 풀어간다. (디자인은 세련되지 않아 보이더라도) 생각보다 아주 많이 재미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공부하면, 일하면, 살면..)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베네딕투스 수도회의 독서규칙을 소개한다. "그 누구도 읽는 내용은 물론, 그 밖의 무엇에 대해서도 절대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된다." 이 문장 때문에 유럽의 중세는 암흑의 시대가 되었다고 보는데, 그 정신(?)은 지금 우리 사회에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 2024. 1. 11.
필립 코틀러 마케팅 5.0 _ 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리는 저자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1931~)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마케팅도 부단히 진화한다고 주장한다. 1.0에서 5.0까지 마케팅 방식의 변화는 다섯 세대(시장)에 적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마켓 1.0 - 제품 중심 마케팅 마켓 2.0 - 고객 중심 마케팅 마켓 3.0 - 인간 중심 마케팅 (가치와 스토리 중심) 마켓 4.0 - 전통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 마켓 5.0 - 휴머니티를 향한 기술 지난 수십 년간 (이런 마케팅 활동의 성공으로) 기업은 엄청난 부를 창출해왔지만, 그 부를 평등하게 분배하지 못했기에 심각한 양극화가 초래됐다. 고객으로부터 시작하고 시장에 오롯이 집중하는 마케팅의 속성상, 마케팅은 이러한 부의 양극화를 .. 2024. 1. 10.
시대를 훔친 미술 _ 이진숙 박웅현(1961~)의 의 소개로 읽은 책. 역사적 순간을 담은 그림들로 '시대'를 얘기한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구절. 나누는 것은 악마 같은 짓이다. '악마 같은'이라는 뜻의 영단어 diabolic에는 dia, 즉 나눈다는 의미도 있다. 악마는 사람들을 나누고 분열시키며 불화하게 해서 결국은 서로를 죽이게 만든다.. 모든 역사는 말한다. 분열된 공동체는 반드시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그러므로 사악하고 영특한 통치자들이 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나누어 다스리기(Divide and Rule)였다. 2024. 1. 9.